린우드 AMC에서 화요일이면 영화를 할인한다. 

남편과 함께 "한산"을 보러 린우드까지 가기로 ! 

 

코비드로 인해 얼마만의 영화관 방문인지, 

미국에서는 또 처음으로 영화관을 방문했다. 

 

한국 영화라서 부담도 없었고, 영어로 자막도 나오니 더 편했던 느낌. 

 

한산을 보러가는 데 영화 시간이 저녁 9시 15분이다. 

밤 10시면 자는 우리에겐 너무 늦은 시간, 게다가 행복이 육아로 이미 만보를 걸은 상태라 

정말 피곤했지만, 마음 먹은 오늘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에 고고! 

 

주차장부터 한산해서 너무 무서웠다. 미국에서 이렇게 밤늦게까지 잘 안노는데... 린우드라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음...ㅎㅎ

AMC 건물이 참 멋있다. 

 

사람도 잘 없는 영화관. 한국도 저녁 9시 영화면 이러려나 의문이 들었다. 

키오스크로 티켓을 사고, 입장할 때 티켓 확인하면 끝. 

할인 안하면 두명에 30불정도인데 화요일 할인 받고나니 두명이 10불... 대박! 

모두들 가세요~

 

미드에서 보던 미국 영화관은 자리선정을 안하는 것 같았는데 막상 가보니 한국처럼 자리도 고를 수 있었다. 

고른 자리가 아닌 그냥 빈자리에 앉았지만..

 

미드에선 줄서서 기다리다가 사람 수 세고 들어가던데... 그건 아주 유명한 영화만 그렇게 하는 걸까. 

 

무튼 9시 15분 영화인데 9시 5분에 입장. 광고가 정말 길었다. 거의 9시 25분까지 한 느낌. 

게다가 영화광고들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보고 있기 힘들었다. 

다음에는 10분 더 늦게 들어오리라 다짐했다. 

 

한산 영화는 재밌었다. 박해일이 벌써 이순신연기를 한다는 것도 놀라웠고, 

악역인 변요한이 정말 연기를 너무 잘해서 악역인데도 계속 감탄하며 봤다. 

 

영화가 끝나니 거의 밤 12시, 고속도로를 달려 집으로 오는 데 앞의 차가 비틀거린다. 

미국이 그런건지 시애틀이 그런건지 음주운전을 너무 자연스럽게 하는 곳이라, 

저런 차는 피해가야해 하며 남편에게 안전운전을 강조했다. 

 

그리고 12시 넘은 다운타운은 생각보다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있어 놀라웠다. 

난 무서워서 잘 못다니는데 말이다. 

 

정말 몇 년 만의 밤 외출 덕분에 기분 전환된 하루였다. 

아기 둘을 낳겠다는 확실한 목표를 갖고. 

돌이 지나자마 계획한 두번째 임신이 이렇게 끝이 나고 있는 것 같다. 

 

정말 임신 후 출산까지의 과정도 쉽지 않은 데, 임신까지도 싶지 않으니...

건강하게 잘 태어나 잘 자라주고 있는 행복이 덕에 그나마 덜 힘든 듯. 

 

첫번째 유산은 임신 8주 4일에 심정지. 

두번째 유산은 임신 7주 5일에 고사난자가 예상된다는 얘길 듣고 왔다. 

 

사실 임신 8주가 아닌 7주에 병원 방문이 잡혀서, 초음파 본 후 유산되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일찍 방문하고 일찍 유산인거 알아서 그나마 위안이 된다. 

 

첫번째 유산 및 출산은 Swedish First hil 에서 했다. 하지만, 출산 후 회복실에서 간호사들 경험이 좋지 않았던 관계로, 

두번째 출산은 UW에서 한다고 마음을 먹었고, 오늘은 UW medicine primary care at Ravenna에 다녀왔다. 

 

날도 좋은 날, 아침부터 행복이 깨워서 우유 먹이고 병원가니, 

병원 진찰 및 대기 시간 동안 행복이 배고프고 힘들어서 소리소리를 지르더라. 

나도 힘들었는 데 행복인 얼마나 힘들었을까. 

오는 차 안에서 뻗어줘서 오늘은 이른 낮잠! 

 

오늘 이후 이틀 후인 수요일에(오늘은 월요일) 피검을 하고 (피에 임신호르몬이 두배가 되면 괜찮은거라고... 이게 괜찮다한들... 얼른 유산과정 끝내고 싶은 맘이다)

10-14일 안에 초음파로 재진단한다고 한다. 이땐 South lake union 지점으로 해달라고 했다. 

집가까운게 최고. 

그리고 그 안에 출혈이 시작되면 misoprostol(유산 유도 약)과 oxycodone(진통제)를 먹으라고 처방받았다. 

 

다시 임신은 언제부터 할 수 있냐고 물으니, 모든 과정이 끝나면 언제든 괜찮다고 한다. 

행복이 준비할 때도 그렇고 매일 요가 했었는 데, 아무래도 다시한번 매일 요가를 시작해야할 듯 싶다. 

22년 7월 29일, 행복이 친구네랑 Seattle children's museum에 다녀온 날.

너무 피곤한 나머지, 행복이 낮잠 2 잘 때 같이 잤던 날이었다. 

낮잠 자고 일어난 행복이가 힘이 없어 보이긴 했는데, 

위험하게 창문을 건들려고 해서 "안돼"라는 말과 함께 창문에서 멀어지게 했더니, 

오열과 함께 구토를 시작했다. 

울음이 그치면 얘기하려했는데 구토라니. 

 

허둥지둥 토를 치우고 몸을 닦였는데 계속 우는 행복이 몸이 뜨겁다. 

13개월 아기의 체온이 39도를 찍었고, 집에 있던 코비드 키트에서 양성이 떴다.  

남편과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음성! 

 

코비드라니, 급히 집에 있는 타이레놀을 먹이는 데 오열하느라 약까지 토를 해내는 행복이. 

주사바늘로 입에 넣어주는 건 신생아 때나 하는 건지,

(돌 전 까지 먹일 일이 없었던 건 행운!)

13개월인 행복이는 수저로 주니 약도 먹을만 한지 먹어줬다. 

 

한국이면 병원에 갔으려나, 무튼 미국이니 알아서 해결하기. 

 

좌약이 잘듣는다고 해서, 좌약하나, 

혹시나 타이레놀로 열이 안잡힐 거 같아서 Ibuprofen하나 더 급하게 구매했다. 

 

처음 약을 잘 못먹을 때 좌약을 줬는데, 

좌약의 한알 용량이 연령 용량보다 적어서 열 내리는 효과가 낮아서 우린 결국 오랄로 복용시켰다. 

이부프로펜 복용용량 : https://www.healthychildren.org/English/safety-prevention/at-home/medication-safety/Pages/Ibuprofen-for-Fever-and-Pain.aspx
타이레놀 복용용량 : https://www.healthychildren.org/English/safety-prevention/at-home/medication-safety/Pages/Acetaminophen-for-Fever-and-Pain.aspx

 

보통 열이 38.5도 이상 됐을 때 해열제를 먹이므로 그 전까지면 기다려줘도 된다!

 

행복이 타이레놀을 먹고 열이 잘 잡혀서 크립에 넣어 재웠는데 두시간 정도 있다가 울면서 깨는 행복이. 

열이 다시 올랐고, 아팠기 때문에 잠에서 깼던 거겠거니. 

행복이와 원래 같이 자지 않는데, 오늘은 행복이와 함께 자기로. 

남편이 3시정도부터 보기로 하고 난 그 전까지 체온 측정하며, 열이 오르면 약을 주기로 했다. 

열이 더 오르지 안게 행복이는 기저귀만 입힌 상태로 거즈 수건을 적셔가며 몸을 닦아줬다. 

행복이가 다음 날 내 몸에 계속 안겨있으려 했는데 

내 몸 체온 때문에 열이 더올라서 최대한 눕혀 재우려고 노력했다. 

 

여기서 집고 가는 교차복용

타이레놀 과용시 간 손상이 발생하고, 

이부프로펜 과용시 위장장애를 발생시킨다. 

따라서, 교차복용은 한가지 약의 최대 복용량을 낮춰주고, 효과도 볼 수 있어 두가지 약을 사용한다. 

 

타이레놀은 4시간 간격(하루 최대 5회복용) 복용, 이부프로펜은 6시간 간격(하루 최대 4회복용) 복용으로 

타이레놀과 이부프로펜 교차복용시 최소 2시간 간격으로 한다. 

 

행복이는 2시간이 지나도 38.5도가 되지 않으면 약을 주지 않았기에, 

3시간 4시간 마다 교차복용 한 걸로 보면 된다. 

 

행복이는 금요일 고열로 시작해 토요일 저녁쯤 열이 잡혔다. 

열이 40도에 도달 할 때도 있었는 데 행복이한테 문제가 생길까봐 너무 겁이났다. 

한국이면 열이 심하게 오르면 해열제를 주사로 준다고 하는데... 

여긴 얼전트케어나 이머전시 가도 대기만 5-6시간이라고 들어서, 

갈 생각 조차 하지 않았다. 

 

행복이의 코비드는 일요일 쯤 괜찮아졌는데, 그 때부터 나와 남편의 코비드 증상이 나타났다. 

분명 우린 금욜에 음성이었고, 마스크를 끼고 행복이를 돌봤음에도, 

당연히 옮았겠지..... 

 

일요일, 남편과 나는 둘다 고통이 최고조에 달한 날이었다. 

오전엔 내가 잠을 좀 자고, 오후엔 남편이 잠을 좀 자고, 저녁엔 다시 내가 잠을 좀 자는 방식으로 

행복이와 코비드를 돌봤는데 너무 힘든 나머지

행복이 밥을 잘 챙겨주지 못했다. 아직도 맘에 걸리는... 

행복이는 결국 우유와 스낵으로 배를 채운 날. 

 

 

남편은 그나마 진통제를 먹고 버텼지만, 난 둘째 임신으로 그냥 버팀...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난 매우 아팠지만, 빠르게 음성이 떴고, 

남편은 나보다 더 아팠고 나보다 늦게 음성이 떴다. 

 

미국에서 겪은 우리의 코비드는 감기따위가 아닌 정말 아픈 경험이었다. 

한국에 있었더라고 자가 격리로 뭐 할 수 있는건 없었을 텐데

한국에 무척 가고 싶었던 시간들이었다. 

 

참고로, 우리가 코비드 걸린 동안의 자가격리 기준은 (King county 기준)

positive 뜨거나 증상이 시작된 날로부터 5일은 집에서 자가격리 권고

그리고 10일 간은 마스크끼고 외출하라고 되어있었다. 

 

우리 가족은 7일간 자가격리하고, 그 후엔 마스크 끼고 사람 없는 곳 위주로 다녔다. 

아 그리고 난 8일 후 남편은 9일 후 음성 결과를 받았고

그리고 코비드로 부터 14일간은 사람들 최대한 안만나고 우리끼리 시간 보냈다. 

아무래도 아가들 있는 친구들이 많으니 더 조심하는 수밖에. 

 

코비드에 걸리고 나서는 만났던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다행히도 그 4일동안 만났던 사람 아무도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컨데 행복이의 잠복기는 매우 짧았던 것 같고 Seattle children's museum에서 걸려온게 아닐까. 

 

코비드 후 마음가짐은 전과 좀 다르다. 

코비드를 완전 두려워서 식당도 잘 안갔던 우리였는데 이젠 좀 괜찮지 않나란 마음. 

하지만, 또 걸릴까 불안해서 아직도 마스크 끼는 중. ^^;;

 

코비드로 더욱 돈독해지는 가족애였지만, 

자가격리 5일 부터는 급격히 우울해지는 나여서.. 얼른 다시 사람들 만나야겠단 생각을 했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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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4/2020

youtube : Yoga with Adriene



오늘은 Adriene의 강아지도 함께했다. 

영어듣기도 해볼까하고 영어로 스피킹하는 요가유투버를 찾았다. 

분명 8만명이 구독하고 있는 유명한 유투버 같은 데, 광고가 없다. 

이 영상만 그럴 수는 있다. 흠 - 나야 좋지. 


영어로 요가를 하면 이해 못할 때가 많다. 

그러면 고개를 화면에 고정해가며 따라한다. 

언젠가는 익숙해지겠거니 - 


요가의 장점은 내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고, 안되는 자세에 집중하다보면 

땀도 나고 어느덧 기분도 좋아진다. 


많은 한국인이 그렇고 다른 아시아인도 그렇다는 데 

우리는 다른사람과 비교도 하고 눈치도 보고 살고 있다. 

가끔, 이렇게 얘기해도 되는 건가 이렇게 행동해도 되는 건가 싶다가도 그런 에너지가 아깝다. 

관계를 중요하시하는 교육을 받아온 아시아인이라서 그렇다고는 한다. 


무튼, 그런 생활을 하다가 요가를 하다보면, 

(요가만 그런 것은 아니다. 요리도 그럴 수 있고 다른 운동도 그럴 수 있다.)

나 스스로 내게 집중하게 되고 마음이 편안해지다 스트레스도 조금씩 풀리는 것 같다. 

결국 요가의 매력이 더 크게 느껴지게 된다. 


아직 Day2라서 힘들지 않을 정도의 과정을 하고 있다. 

조금은 천천히라서 답답할까싶다가도 자세 하나하나에 집중하다보면 이것도 힘들구나 싶은 맘이 든다. 

시간이 지나면 이정도는 껌이지 싶을 때가 오게 되려나? 



#요가 #미국요가 #yoga #yogalover #요가합시다 #건강이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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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 Morning yoga  (0) 2020.08.05


08/03/2020

youtube : Yoga with Adriene



요가를 처음에 접했던 건 대학에 막 들어갔을 무렵. 

대전 집 앞 요가원에 등록했었다.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어 그 때의 요가는 결국 두통으로 마무리됐다. 

그 이후 밸리댄스며, 살사, 스윙댕스며 신나는 운동 위주로 했다가 다시금 요가를 시작했다. 


요가의 매력에 빠지게 된 건 아마 작년 초반이었을 거다. 

방학을 맞아 남편을 보러 미국에 왔고 집에만 있기 무료해서 집 근처 요가원에 등록했다. 

요가도 하고 영어도 듣고 그러다 친구도 사귀고 나에겐 좋은 추억이 쌓인 곳이다. 


2주간 요가를 매일 했을 때 내 몸의 변화를 눈치챌 수 있었는 데. 

그건 바로 생리통이 사라진 것이다.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

끊임없이 허리통증으로 괴롭힌 생리통이 없어졌다는 사실에, 

역시나 몸이 안좋아서 생리통이 있었던 거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최근 유산으로 생리통X10의 고통을 몸으로 그냥 경험하면서 다시금 그 고통을 느끼고 싶지 않아졌다. 

특히나 끊어질 것 같은 허리통증은..... 요가가 해결해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바람. 

그래서 결국 다시 요가다. 


다시 시작될 생리 때 통증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다시금 아프고 싶지 않아서. 

짧게라도 매일 꾸준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다 - 

그 요가. 



#요가 #미국요가 #yoga #yogis #yogalover #건강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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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 Morning yoga  (0) 2020.08.05


계류유산을 진단 받고 10일 만에 배 속이 깨끗하단 의사의 말을 들었다. 


약물 배출로 싸이토텍 질정 4개를 두번 넣었고 반응이 없었다가


마지막 질정 삽입 후 4일 뒤 배출이 시작됐다. 


자연배출이자 약물배출의 과정은 크게 5일이 걸렸다. 


첫날 아침부터 복통과 허리통증 두통의 연속이었고 오후 3시경 미끄덩하게 아기집을 보았다. 


아기집 크기는 대략 5cm라고 예상이됐고 


실제 본 아기집은 손바닥크기였다. 


물풍선모양이었고 옆에 기둥 모양이 달려있었다. 


끝이었길 바랐지만 통증과 출혈은 3일이 계속됐다. 


3일이 지난 아침, 큰 덩어리를 봤다. 손가락 길이의 태반같았다. 


통증도 사라졌고 이제 끝이 났구나하는 기쁨이 매우 크게 왔다. 


고생 끝의 행복같은 느낌.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그 날도 그 다음날도 통증이 계속됐고 크고 작은 태반 같은 덩어리들이 조금씩 나왔다. 


이 통증은 간헐적이다. on / off 가 확실했다. 끝난 줄 알았지만 끝나지 않던 통증들이었다. 


병원 예약 2시간 전까지 덩어리배출을 봤고 통증이 어마어마했다. 


처방받은 마약성 진통제는 이미 다 떨어진 상태였다. 


'오늘은 꼭 진통제를 리필받아야겠다.'



병원에 갔다. 일주일 내내 기다리던 그 순간이었다. 


오늘은 자연배출 경과를 확인하고, 내 질에 있다는 폴립을 제거하기로 했다. 


의사가 들어와 안부인사를 나누고 진찰을 시작했다. 


질 초음파일 줄 알았는 데 배 초음파였고 의사는 "너의 배는 깨끗해"라고 얘기했다. 


(배 초음파로 한 10초 봤나. 대충 보는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기쁜건 사실이다.)


무튼,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을 해주었다. 수술도 필요 없고 더이상 병원에 오지 않아도 된다고. 


아 - 얼마나 듣고 싶던 말이던지. 정말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한없이 표현했다. 


게다가, 폴립을 제거하려했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유산을 하면서 같이 사라진 것 같다고. (내 맘은 한껏 춤을 추고 있었다. )



통증이 없어 한없이 좋은 컨디션과 깨끗하다는 듣고 싶었던 말을 들으니 


없는 힘도 생겨서 남편과 집으로 산책겸 걸어왔다. 


그 이후에도 덩어리배출은 조금있었고 통증도 있었지만 진통제를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병원에 다녀온 지 4일째 되는 오늘은, 약간의 갈색피(원래는 빨간피들이 나온다)가 묻어나왔다. 


아마 고여있던 피의 흔적이지 않을까. 


통증도 약간 있다가 없다가 한다. 


몸조리를 하라는 말을 많이 듣기는 했는 데,


지금은 그냥 운동이 하고 싶어서 나 스스로 건강해지고 싶어서 어제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내일은 친구들과 2시간코스 하이킹을 갈 예정. 



일단 임신은 잊고, 즐겁게 건강부터 챙길 생각이다. 


#미국임신 #계류유산 #미국유산 #미국병원 #자연배출 #약물배출 #싸이토텍정 #사이토텍정 #misoprostol #자연배출후기 #약물배출후기


유산을 최종적으로 진단받은게 지난 주 월요일


약물배출을 시도한게 화요일과 목요일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약물에 반응도 잘되던데 평소 어떤 약이든 잘 안먹던 나임에도 약물에 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았다. 


첫번째 시도에서는 복통 조금 출혈이 증가했을 뿐. 


두번째 시도는 반응이 전혀 없었다. 


사실 두번째 시도에서 불안한 점이 있었다. 


약을 삽입하고 3시간 정도 있다 대변을 봤는 데 변기 위에 (다행히도) 약 한알이 떨어졌다. 


그래서 약을 세척하고 다시 넣긴 했는 데 다른 약들이 배출됐을지 안됐을지 전혀 알 수 없는 바. 


게다가 3시간이나 지났는데 약의 형태가 처음이랑 달라진바가 없어서 흡수가 전혀된거 같지 않은 느낌에 불안했다. 


역시나 다음날 까지 변화가 없었다. 


다음엔 약을 삽입한다면 소변도 대변도 최대한 다 보고 그리고 자기 전에 넣어서 최대한 움직임을 없애자라는 맘을 먹었다. 


금요일에 반응이 없다고 연락하자 일요일에 처방을 내려주겠다고했다. 간호사가 의사에게 메시지 넣어주겠다고. 


헌데 일요일이고 월요일이고 처방이 나오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다. 


간호사가 말을 전달한건지 의사가 처방을 거절한건지 명확치 않았다. 


게다가 전화를 하면 왜 그렇게 연결이 오래걸리는지(당연 바빠서란 걸 알고 있지만....한국인으로서 연결음기다리기가 넘 힘들다)



월요일이 됐을 때 내 몸은 온통 예민했다. 


허리통증이 더 심해졌고 두통도 심했다. 복통도 덩달아 오는 듯했다. 


처방전을 내리지 않는 병원땜에 화가 났음에도 통화하고 싶지 않은 맘도 있었다. 


왜 약을 구걸해야하는 건지 - (맞다. 의사는 안전을 위하고 있는거겠지만...)



남편이 병원에 전화를 대신 해줬다. 여전히 내 몸의 반응이 어떤지 알고 싶어했고 남편은 왜 처방전이 나오지 않았냐며 이유를 물어줬다.


(남편 정말 넘나 고마운 존재)


처방 바로 내려졌다며 월요일 저녁에 삽입하고 수요일 오후에 다시 통화하자고하며 전화를 끊었다. 


(전화로 처방을 내릴 수 있다는 건 정말 편리하다. 연결이 잘 안되서 불편하긴 하지만)



난 같은 아파트 사는 친구와 3시에 gym으로 운동을 가기로 했다. 


남편과 각자 집에서 점심을 먹고 샤워를 했다. 근데 몸상태가 여전히 좋지 않았다. 


두통 뿐만 아니라 복통과 허리통증이 생리통보다 심하게 느껴졌다. 


1시 30분까지 기다려도 상태가 좋아지지 않아 친구에게 미안하다며 약속을 취소했다. 



난 통증으로 인해 소파에 내내 누워있었고 3시에 아기집이 배출됐다.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다. 이제 내 몸의 통증들이 이해가 되고 받아드려지기 시작했다. 


배출은 아프지 않았다. 미끄덩한 느낌이 쑥하고 나왔다. 하지만 처음 경험하는 느낌이었다. 


아기집을 확인했다. 비닐장갑을 꺼내 손에 낀 채 변기에서 꺼내보았다.


손바닥 만한 물주머니같은 그러나 터질것 같은(터지지는 않았다) 둥그런 sack에 오른쪽에 탯줄인지 


갈색 막대기 모양이 달려있었다. 



기뻤다. 약물배출에 그렇게 반응이 없더니 약을 삽입한지 4일만에 배출이 됐다. 


약물 배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약효가 길어야 하루이고 이틀이다. 4일 후에 나타난 건 자연배출이다. 


뭐, 약물배출이 자극하는데 역할은 했을 수 있지만 말이다. 



무튼. 아기집이 배출되고 넘 신기하고 기뻤다.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맘에 한시름 놓였다. 


하지만 이건 시작이었다. 


남편도 우리가족들도 다 다행이라고 했는데 나는 통증 때문에 같이 기뻐할 수가 없었다. 


너무 아팠다.  생리통의 20배 정도라고 생각한다. 


출혈도 심해졌지만 이불을 적시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오버나이트 생리대를 자주 바꿔줘야할 정도. 



난 아픈 걸 그냥 참는 성격이다. 생리통 때문이라고 약을 먹지 않는다. 


감기든 뭐든 될 수 있으면 몸이 자연치유하게 두길 바라는 나다.


이번에도 그랬다. 


남편은 진통제 없이 아기집을 배출한 나를 보며 "다행이다. 별로 안아팠네" 라고 했다. 


난 계속해서 엄청 아팠음을 오빠가 방에서 일만 하고 있어서(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 중) 모르는 거라고 얘기했다. 


남편이 그제야 약을 권했다. 난 비명이 나올 정도로 아프면 먹겠다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명이 나왔고 약을 먹었다. 



진통제는 히드로코돈정으로 마약성 진통제 + acetaminophen이 있는 약이다. 


마약성 진통제를 왜 주나 했는데 애드빌이 듣질 않는다. (애드빌 : ibuprofen)


근데 마약성 진통제도 괜찮나 했는 데 첫복용때만 살짝 괜찮았지 그 다음부터는 효과가 영 없었다. 


진통제를 먹고 좀 나아졌다 싶었다. 2시간 정도 지나서 오빠와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소파에 앉았는 데 귀에서 삐-하는 소리가 들렸고 모래가 쏟아지는 소리도 들렸다. 


그러더니 화장실에 가서 토를 하고 말았다. 


이건 분명 마약성 진통제의 부작용이라 - 



구토를 하고 났더니 없던 배 통증이 생겼다. 


지금까지는 자궁이 위치한 아랫배만 아팠다면


구토 후 추가된 복통은 배꼽 오른쪽 아래 왼쪽이 다 아팠다. 


눌러도 아팠고 배에 힘을 줘도 아팠고 웃을 수도 움직일 수도 없는 통증이었다. 


인터넷을 아무리 서치해봐도 다들 복통이라고만 표현했다. 


그 복통은 자궁쪽 일텐데.....



우리 흰색 침구와 카펫바닥에 피를 묻히기 싫고 화장실 가기 편해서 거실 소파에서 잤다. 


다음 날도 통증은 여전했다. 소파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나려고 해도 배에 힘을 줄 수가 없어서 


소파를 잡고 팔에 힘줘서 몸을 일으키고 다리를 손으로 소파 아래에 내려놓아야했다. 


배에 힘이 들어가면 아팠기 때문이다. 


허리를 피고 걸을 수도 없었다. 


변기 안은 피범벅이 되기 일 수 였지만 안그럴 때도 있었다. 



난 하루 종일 소파에 누워 이 통증이 끝나긴 하는걸까 생각했다. 


그리고 자궁통증은 끝나더라도 배꼽주변의 통증은 안끝날까봐 걱정이 됐다.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태반이 나와야 통증이 깨끗이 사라진다고 했다. 


아기집을 배출하고도 미끄덩한 느낌은 종종 받았다. 


하지마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태반이 나온게 아닌가 보다 했다. 


태반이 나오지 않으면 수수을 해야할지도 모른다는 말에 불안했다. 



하루를 더 버텼고 다음 날 아침 통증이 많이 사라졌다. 


걸을 수 있었다. 몸이 한결 가벼워져서 넘 신이났다. 


그래서 소파 앞에 쭈그려 앉기를 했다. 


배출에 좋다는 글을 봐서 그런가. 


쭈그려앉아 티비를 봤다. 


그때 뭔가 미끄덩한게 패드로 떨어졌다. 


화장실에 가서 보니 손가락보다는 약간 짧지만 두께는 비슷한게 나와있었다.


이게 남들이 말하는 태반같았다! 


통증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에 확신했다. 


배꼽근처 통증도 약간 기운은 남아있지만 배에 힘을 줄 수 있고 허리피고 걸을 수 있고 소파에서 팔의 도움 없이(?) 일어닐 수 있으니


매우 괜찮아졌다. 




자연배출이자 약물배출은 정말 통증을 몸으로 그대로 겪는 일인 것 같다. 


진통제를 6알 받았는데 4알만 먹고 버텨서 그런건지 몰라도 통증이 매우 컸다. 


죽다 살아난 느낌이다. 


언제끝날지 모르는 통증이었기 때문에 아플 때는 수술이 나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했었다. 


근데 역시나 한고비를 넘기고 나니 이렇게 견뎌내서 다행이다란 생각이 들었다. 


회복이 수술보다 더 빠르다고 하니 선택을 잘 한 것 같다. 


그러나, 나처럼 이렇게 갑자기 아파도 괜찮은 사람이 아니면(즉 휴가를 맘껏 쓸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시간을 정해놓은 소파수술을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지 않을까. 



다음은 내 타임라인이다. 


07/20(월) : 병원 방문, 처방약 받음

07/21(화) 16:00 : misoprostol 삽입

         17:00 : 한시간 누워있었음 통증 약간

         18:30 : 한시간 gym에서 걷기 운동

         21:10 : 허리통증이 심해짐

         21:45 : 아래가 빠지는 듯한 통증

07/22(수)  05:00 : 변기가 새빨개질정도의 출혈. 

그 이후는 생리 2일차 정도의 피들


07/23(목) : 17:00 : 약 삽입. 한시간 누워있음

           19:00 : 집에서 홈트 

           20:30 : 대변 후 약한알이 변기 위에 떨어짐. 세척 후 넣음. 

                     * 다음에 약을 넣는다면 자기 전에 넣어서 최대한 움직임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함

반응이 별로 없었음. 


07/27(월) 아침부터 두통, 복통, 허리통증

             15:00 아기집 배출, misoprostol 처방이 있었지만 아기집 배출 후 약국에 전화해 취소함

             15:20 울컥 울컥하고 뭔가나오고 하혈 여전히 허리통증

             16:20 복통이 간헐적으로 있음 허리통증. 

             16:40 진통제 히드로코돈 먹음. 좀 나아짐

             18:20 귀에서 삐-소리, 모래쏟아지는소리 들리다 구토

             20:40 배꼽주변 묵직한 통증. 하혈 줄어듦

             22:03 진통제 한알 더 복용 후 수면. 배에 힘을 줄 수가 없어 누워서 몸을 뒤척이기도 힘듦

07/28(화) 07:00 진통제 복용

             14:00 진통제 복용 

             소파에 내내 누워있었음. 화장실 갈때만 일어남. 아침, 점심도 굶음. 

             저녁엔 남편이 만든 죽 조금 먹고 내려놓음. 

07/29(수) 08:00 아침에 쭈그려 앉아있다가 태반 배출. 통증 사라짐. 




유산이 힘들다고 사람들이 위로해줄 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2일간 길지 않은 유산을 겪으며 아 정말 힘든 일이구나를 알았다. 


더 길었으면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끝이 있을까 싶었던 통증이 사라졌을 때의 기쁨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겪는 유산이다. 누가 위로한들 충분한 위로가 될 수 있을까. 


그냥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해줘야하는 것 같다. 


인생에 안겪어도 될 고통을 겪음으로써 서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지만 


다음을 위한 한번 더 강해지는 경험이라고 인생에 쓴맛 한번더 본 것 뿐이라고 


내가 얘기해 주고 싶다.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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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체온법


기초체온법은 우리 생리 주기에 따라 조금씩 변한다. 


이를 통해 배란을 예측할 수 있고 임신, 생리를 미리 알 수 있다. 




기초체온 측정방법


우리 몸이 움직이면 체온이 변하기 때문에 기초체온을 측정하려면 잠에서 깬 뒤 침대에서 측정하는 게 정확하다. 


나 역시 침대 옆에 체온계를 두고 눈을 뜨자마자 체온계를 입에 넣고 측정했다.


체온계는 혀 아래에 두고 체온을 측정한다. 


처음에는 체온계가 계속 신경쓰여 꿈 속에서 여러 번 일어난 줄 알고 측정하곤 했었다. 


매일 같은 자세로 측정하는게 좋다. 추세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게다가 난 어플에 지속적으로 체온변화를 입력했고 차트를 통해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기초체온 추세 


생리가 시작될 때 기초체온이 떨어진다. 그리고 배란될 때 기초체온이 뚝 떨어졌다가 급격히 상승한다. 


이때를 고온기라고하며 이 고온이 유지되면 임신이 된 거고 고온이 떨어지면 생리가 시작된다. 




나의 결과 



파랑색 선이 기초체온변화선이다. 


계속 체온이 낮게 유지되다가 배란일 때 가장 낮게 찍혔다. 


그리고 그 다음날 체온이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체온이 바로 낮게 찍힌 날이 배란일이다. 


주황색 선은 나의 배테기 변화선이다. 


배테기를 보더라도 기초체온이 가장 낮게 찍힌 날 배테기 수치가 가장 낮게 찍혔다. 


이 두 결과 모두 나의 배란일을 의미했다. 





기초체온법도 배테기도 모두 한 날을 배란기로 가르쳤다. 


해석하기 쉬운 결과였고 이 덕분에 바로 임신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무튼, 임신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내 체온과 배테기 변화가 도움이 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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