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7월 29일, 행복이 친구네랑 Seattle children's museum에 다녀온 날.

너무 피곤한 나머지, 행복이 낮잠 2 잘 때 같이 잤던 날이었다. 

낮잠 자고 일어난 행복이가 힘이 없어 보이긴 했는데, 

위험하게 창문을 건들려고 해서 "안돼"라는 말과 함께 창문에서 멀어지게 했더니, 

오열과 함께 구토를 시작했다. 

울음이 그치면 얘기하려했는데 구토라니. 

 

허둥지둥 토를 치우고 몸을 닦였는데 계속 우는 행복이 몸이 뜨겁다. 

13개월 아기의 체온이 39도를 찍었고, 집에 있던 코비드 키트에서 양성이 떴다.  

남편과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음성! 

 

코비드라니, 급히 집에 있는 타이레놀을 먹이는 데 오열하느라 약까지 토를 해내는 행복이. 

주사바늘로 입에 넣어주는 건 신생아 때나 하는 건지,

(돌 전 까지 먹일 일이 없었던 건 행운!)

13개월인 행복이는 수저로 주니 약도 먹을만 한지 먹어줬다. 

 

한국이면 병원에 갔으려나, 무튼 미국이니 알아서 해결하기. 

 

좌약이 잘듣는다고 해서, 좌약하나, 

혹시나 타이레놀로 열이 안잡힐 거 같아서 Ibuprofen하나 더 급하게 구매했다. 

 

처음 약을 잘 못먹을 때 좌약을 줬는데, 

좌약의 한알 용량이 연령 용량보다 적어서 열 내리는 효과가 낮아서 우린 결국 오랄로 복용시켰다. 

이부프로펜 복용용량 : https://www.healthychildren.org/English/safety-prevention/at-home/medication-safety/Pages/Ibuprofen-for-Fever-and-Pain.aspx
타이레놀 복용용량 : https://www.healthychildren.org/English/safety-prevention/at-home/medication-safety/Pages/Acetaminophen-for-Fever-and-Pain.aspx

 

보통 열이 38.5도 이상 됐을 때 해열제를 먹이므로 그 전까지면 기다려줘도 된다!

 

행복이 타이레놀을 먹고 열이 잘 잡혀서 크립에 넣어 재웠는데 두시간 정도 있다가 울면서 깨는 행복이. 

열이 다시 올랐고, 아팠기 때문에 잠에서 깼던 거겠거니. 

행복이와 원래 같이 자지 않는데, 오늘은 행복이와 함께 자기로. 

남편이 3시정도부터 보기로 하고 난 그 전까지 체온 측정하며, 열이 오르면 약을 주기로 했다. 

열이 더 오르지 안게 행복이는 기저귀만 입힌 상태로 거즈 수건을 적셔가며 몸을 닦아줬다. 

행복이가 다음 날 내 몸에 계속 안겨있으려 했는데 

내 몸 체온 때문에 열이 더올라서 최대한 눕혀 재우려고 노력했다. 

 

여기서 집고 가는 교차복용

타이레놀 과용시 간 손상이 발생하고, 

이부프로펜 과용시 위장장애를 발생시킨다. 

따라서, 교차복용은 한가지 약의 최대 복용량을 낮춰주고, 효과도 볼 수 있어 두가지 약을 사용한다. 

 

타이레놀은 4시간 간격(하루 최대 5회복용) 복용, 이부프로펜은 6시간 간격(하루 최대 4회복용) 복용으로 

타이레놀과 이부프로펜 교차복용시 최소 2시간 간격으로 한다. 

 

행복이는 2시간이 지나도 38.5도가 되지 않으면 약을 주지 않았기에, 

3시간 4시간 마다 교차복용 한 걸로 보면 된다. 

 

행복이는 금요일 고열로 시작해 토요일 저녁쯤 열이 잡혔다. 

열이 40도에 도달 할 때도 있었는 데 행복이한테 문제가 생길까봐 너무 겁이났다. 

한국이면 열이 심하게 오르면 해열제를 주사로 준다고 하는데... 

여긴 얼전트케어나 이머전시 가도 대기만 5-6시간이라고 들어서, 

갈 생각 조차 하지 않았다. 

 

행복이의 코비드는 일요일 쯤 괜찮아졌는데, 그 때부터 나와 남편의 코비드 증상이 나타났다. 

분명 우린 금욜에 음성이었고, 마스크를 끼고 행복이를 돌봤음에도, 

당연히 옮았겠지..... 

 

일요일, 남편과 나는 둘다 고통이 최고조에 달한 날이었다. 

오전엔 내가 잠을 좀 자고, 오후엔 남편이 잠을 좀 자고, 저녁엔 다시 내가 잠을 좀 자는 방식으로 

행복이와 코비드를 돌봤는데 너무 힘든 나머지

행복이 밥을 잘 챙겨주지 못했다. 아직도 맘에 걸리는... 

행복이는 결국 우유와 스낵으로 배를 채운 날. 

 

 

남편은 그나마 진통제를 먹고 버텼지만, 난 둘째 임신으로 그냥 버팀...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난 매우 아팠지만, 빠르게 음성이 떴고, 

남편은 나보다 더 아팠고 나보다 늦게 음성이 떴다. 

 

미국에서 겪은 우리의 코비드는 감기따위가 아닌 정말 아픈 경험이었다. 

한국에 있었더라고 자가 격리로 뭐 할 수 있는건 없었을 텐데

한국에 무척 가고 싶었던 시간들이었다. 

 

참고로, 우리가 코비드 걸린 동안의 자가격리 기준은 (King county 기준)

positive 뜨거나 증상이 시작된 날로부터 5일은 집에서 자가격리 권고

그리고 10일 간은 마스크끼고 외출하라고 되어있었다. 

 

우리 가족은 7일간 자가격리하고, 그 후엔 마스크 끼고 사람 없는 곳 위주로 다녔다. 

아 그리고 난 8일 후 남편은 9일 후 음성 결과를 받았고

그리고 코비드로 부터 14일간은 사람들 최대한 안만나고 우리끼리 시간 보냈다. 

아무래도 아가들 있는 친구들이 많으니 더 조심하는 수밖에. 

 

코비드에 걸리고 나서는 만났던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다행히도 그 4일동안 만났던 사람 아무도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컨데 행복이의 잠복기는 매우 짧았던 것 같고 Seattle children's museum에서 걸려온게 아닐까. 

 

코비드 후 마음가짐은 전과 좀 다르다. 

코비드를 완전 두려워서 식당도 잘 안갔던 우리였는데 이젠 좀 괜찮지 않나란 마음. 

하지만, 또 걸릴까 불안해서 아직도 마스크 끼는 중. ^^;;

 

코비드로 더욱 돈독해지는 가족애였지만, 

자가격리 5일 부터는 급격히 우울해지는 나여서.. 얼른 다시 사람들 만나야겠단 생각을 했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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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처럼 생각했다.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으면 약국에 가서 처방전을 내고 약을 받고 계산하면 된다고 그렇게 쉽게 생각했다. 


미국은 달랐다.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의사를 만나기전 어시스턴트가 사용하는 약국에 대해 묻는다. 

사실, 없다. 들어온지 5개월 됐고 남편도 나도 딱히 아프지 않아서 내가 애용하는 드럭스토어도 약국도 없었다. 

그냥 집근처 약국을 구글링해서 보여줬다. 


의사는 내게 유산약(misoprostol)과 진통제를 처방하겠다고 얘기했다. 

"내가 처방할테니 약국에 가면돼. 다음 진료 때 보자"하고 통로에서 얘기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영어가 약한 나는 내가 들은게 옳은 것이지 의문이 들어 다시 직원에게 물어봤다. 

"그럼 난 약국으로 가면 되는거야? 처방전이 있다고 했거든"

난 처방전이라도 줄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직원이 다시 의사를 불러줬다. 

"그냥 약국으로 가면 되는 거냐고 이해를 못해서 미안하다"라고 얘기했다. 

의사는 "니가 등록한 약국으로 가면 된다"고 다시 얘기해줬고 그제야 안심하고 병원을 떠났다. 


병원에서 집까지 날이 좋아 남편과 함께 걸었다. 20분 정도 걸렸다. 

그리고 집에 오는 길에 약을 찾기 위해 드럭스토어 월그린에 들렸다. 


사실 의문이었다. 왜 한국처럼 문전약국이 없을까. 

그럼 병원에서 나와 약국들렸다 집에 오면 편할텐데. 


아플때마다 가는 병원이 달라서 단골약국 만들어 놓고, 병원은 멀리 다양한 곳으로 가고 약국은 가까이 있는 곳으로 가는 걸까란 의문이 생겼다. 


그게 아닌 것 같다. 한국 처럼 조제가 빨리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나만의 결론을 짓게 됐다.

일단, 약국 창구로 갔다. 직원이 다가왔고 나는 병원에서 처방 받은게 있다고 얘기했다. 

약국 직원은 내게 15분을 기다리라고 했다. 다 되면 전화주겠다고. 


한국 약국과 다르게 앉아있을 곳도 없다. 드럭스토어를 15분이나 둘러보고 있어야했다. 

약사며 직원이고 압박하고 싶지 않았지만, 요즘 몸상태가 영 좋지 않은 나라서 15분이 넘어갔을 때는 창구 앞에 서서 기다렸다. 


약값 역시 보험처리라서 우리가 바로 낼 돈은 없었다. 

하지만 유산에 필요한 약과 진통제 2개를 받아야했는데 진통제만 건내받았다. 

복약정보는 프린트로 받았다. 


나는 약국직원에게 misoprostol이 있을거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약국은 처방전 받은게 없다고 얘기했다. 

집에 도착한 후 병원에 전화했다. 병원은 처방전 2개가 나갔다고 얘기했다. -_-;;;

시작된 것이다. Ping pong 상황 - 

약국에 다시 전화했더니 역시나 처방전 받은게 없다고 다시얘기하라고 했다. 

그래서도 또다시 병원에 전화했더니 그때가 되서야 자신들이 약국에 전화하겠다고 해줬다....

(고마웠다... 제발 그렇게 얼른해달라고)

그리고 나서 병원에서 다시 연락이 왔고 처방전이 다시 내려졌다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결국 병원잘못이었지만...난 그냥 고맙다고 했다..... 이런 상황을 끝내줘서 고마웠던 걸까)



이렇게 다 해결된 줄 알았다. 

하지만 약국에서 전화가 왔다. 약이 없다고. 주문하면 내일 받을 수 있고 아니면 다른 약국으로 넘기겠다고 했다. 

다른 약국은 다운타운에 있다고 한다. 가까웠지만 거기도 없을 수 있고 또 일이 복잡해질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 그냥 주문해달라고 했다. 

주문하면 다음날 늦어도 11시에는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사실, 계획은 오늘 약을 복용해서 내일과 모레정도면 해결되게끔하는 게 내 plan이었는 데 이런 이벤트들이 일어날 지는 전혀 몰랐다. 

돈을 내고, 진료 받고 약을 받는 건데 중간에 낀 느낌과 손님인데 을인 듯한 느낌은..... 뭘까. 


무튼, 처방전은 내가 들고가는게 아니라 병원에서 전산으로 약국에 보내준다. 

그리고 약국에서 처방전을 받자마자 조제하는 느낌이 아니다. 즉 조제시간이 꽤 걸린다. 한국에 비하면 정말 긴 것 같다. 

그래서 집 근처 약국으로 해놓고 시간날 때 받아가야하는 느낌이다. 


성격급한 나와 남편은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약을 받고 싶었지만, 미국 시스템인지 사람실수 인지 그렇게 만들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약물배출 치료는 하루 정도 늦어지게 될 예정이다. 

지금은 모든걸 떠나서 내일 약을 잘받고 약빨도 잘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국병원 #미국약국 #약물배출 #유산 #계류유산 #미국처방전 #월그린 #misoprostol #약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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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산부인과는 종종 갈 일이 있었다.

2년 마다 하는 자궁경부암 검사, 주변에서 많이 있는 자궁근종 검사 등 

자궁 쪽에 의문이 생길 때면 주저 없이 병원에 방문했다. 


미국에서 임신을 했다. 

임테기에 두줄이 떴고 한국이라면 병원에 달려가 피검수치든, 아기집이든 확인했을텐데.

미국에서는 병원 예약이 먼저였다. 


병원을 예약하려면 어떤 병원이 좋은지 알아봐야했고,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는건지 알아야했다. 

미국의 병원비의 규모는 한국과 달라서(한국의 의료보험 박수)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가야했다. 


다행히도, 나는 남편 회사의 의료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그렇게 좋은 보험은 아닌 거 같다.)

그리고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병원 중 한인 커뮤니티에서 추천하는 병원이 있었으며

몇 안되는 내 지인 중 두 명이나 그 병원에서 출산했다는 것을 알았고 그 병원으로 결정했다. 


임신했다고 산부인과에 바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임신 8주부터 보험혜택이 있으므로 그 전에 가서 진료받고 초음파 받는다면 모두 독박인 것이다. 

(큰병원은 대체로 8주부터 예약해주고, 작은 병원은 그래도 빠르면 6주, 7주에도 예약을 잡아주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전화했을 때 8주가 꽉차있다면 9주로 예약이 밀릴 수 있으므로

임신을 알게 된 후 최대한 빨리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예약할 곳은 큰 대학병원이었다. 홈페이지에서 산부인과를 찾아 전화예약을 하려했지만 전화를 돌리거나 끊어버릴 뿐 예약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험회사 사이트에서 그 병원 소속을 찾아 전화해 예약을 완료했다. (전화번호 잘못 찾으면 저처럼 고생하실 수 있습니다.)

그게 8주 6일이었다. 


8주 6일이 되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유산소견으로 인해 second opinion이 필요하다며 빠르게 다른 병원의 의사를 예약잡아줬다.

작성해야했던 자료에 보험정보를 적어야하는 데 용어가 어려워 헤매다 직원의 도움으로 필수적인 것만 적어서 제출했다. 

다른 병원의 의사 예약은 전화로 이뤄졌는 데 한국인 통역사가 중간에 있어서 느렸지만 정확하게 예약을 잡을 수 있었다. 

(자세한 정보는 8주차 첫 정기검진 및 유산이란 블로그의 다른 글에서 확인하세요)


2일 뒤 월요일 아침 7시 초음파 예약이었다. 옆건물의 병원에 가서 배 초음파를 했다. 

큰 병원이라 그런지 실습생이 먼저 배 초음파를 진행했고,(배가 매우 아팠다. 배초음파가 원래 아픈 건가했는데 전문가가 다시 해주니 불편함이 없었다.)

의사가 커멘트 후 다시 원래 병원으로 가서 상담받았다. 

진료실에 어시스턴트와 함께 들어가고 화상통역서비스를 지원받았다. 

그 후 의사가 들어와 상담을 진행한 뒤 추후 예약을 한 뒤 끝이 났다. 


병원에서는 진료비를 바로 받지 않는다. 

나중에 우편으로 보내준다고 한다. 

피검사를 할 때 보험이 안된다고 19불이라고 알려줬다. 

이 것 역시 우편으로 보내질 거라고 했다. 


병원 직원들은 대체로 친절했다. 의사 역시 매우 친절했다.

하지만 나중에 날라올 병원비는 보험이 있음에도 두려운게 사실이다. 



#미국병원 #미국산부인과 #미국보험 #병원예약 #미국병원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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