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류유산을 진단 받고 10일 만에 배 속이 깨끗하단 의사의 말을 들었다. 


약물 배출로 싸이토텍 질정 4개를 두번 넣었고 반응이 없었다가


마지막 질정 삽입 후 4일 뒤 배출이 시작됐다. 


자연배출이자 약물배출의 과정은 크게 5일이 걸렸다. 


첫날 아침부터 복통과 허리통증 두통의 연속이었고 오후 3시경 미끄덩하게 아기집을 보았다. 


아기집 크기는 대략 5cm라고 예상이됐고 


실제 본 아기집은 손바닥크기였다. 


물풍선모양이었고 옆에 기둥 모양이 달려있었다. 


끝이었길 바랐지만 통증과 출혈은 3일이 계속됐다. 


3일이 지난 아침, 큰 덩어리를 봤다. 손가락 길이의 태반같았다. 


통증도 사라졌고 이제 끝이 났구나하는 기쁨이 매우 크게 왔다. 


고생 끝의 행복같은 느낌.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그 날도 그 다음날도 통증이 계속됐고 크고 작은 태반 같은 덩어리들이 조금씩 나왔다. 


이 통증은 간헐적이다. on / off 가 확실했다. 끝난 줄 알았지만 끝나지 않던 통증들이었다. 


병원 예약 2시간 전까지 덩어리배출을 봤고 통증이 어마어마했다. 


처방받은 마약성 진통제는 이미 다 떨어진 상태였다. 


'오늘은 꼭 진통제를 리필받아야겠다.'



병원에 갔다. 일주일 내내 기다리던 그 순간이었다. 


오늘은 자연배출 경과를 확인하고, 내 질에 있다는 폴립을 제거하기로 했다. 


의사가 들어와 안부인사를 나누고 진찰을 시작했다. 


질 초음파일 줄 알았는 데 배 초음파였고 의사는 "너의 배는 깨끗해"라고 얘기했다. 


(배 초음파로 한 10초 봤나. 대충 보는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기쁜건 사실이다.)


무튼,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을 해주었다. 수술도 필요 없고 더이상 병원에 오지 않아도 된다고. 


아 - 얼마나 듣고 싶던 말이던지. 정말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한없이 표현했다. 


게다가, 폴립을 제거하려했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유산을 하면서 같이 사라진 것 같다고. (내 맘은 한껏 춤을 추고 있었다. )



통증이 없어 한없이 좋은 컨디션과 깨끗하다는 듣고 싶었던 말을 들으니 


없는 힘도 생겨서 남편과 집으로 산책겸 걸어왔다. 


그 이후에도 덩어리배출은 조금있었고 통증도 있었지만 진통제를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병원에 다녀온 지 4일째 되는 오늘은, 약간의 갈색피(원래는 빨간피들이 나온다)가 묻어나왔다. 


아마 고여있던 피의 흔적이지 않을까. 


통증도 약간 있다가 없다가 한다. 


몸조리를 하라는 말을 많이 듣기는 했는 데,


지금은 그냥 운동이 하고 싶어서 나 스스로 건강해지고 싶어서 어제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내일은 친구들과 2시간코스 하이킹을 갈 예정. 



일단 임신은 잊고, 즐겁게 건강부터 챙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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